“장애 딛고 사회적 차별·편견을 깨는 영화인 되고파” ◇생애 두 번째 영화 `느낌표와 물음표, 그 사이' 제작에 나선 강릉 출신 박송희 영화감독(사진 왼쪽). 사진은 그의 첫 영화 `81' 제작 당시 모습.

박송희 감독
두번째 단편 작품 제작

“장애인뿐 아니라 다양성을 존중하는 영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강릉국제영화제 단편영화 제작지원에 선정돼 생애 두 번째 영화를 만들고 있는 박송희(23·강릉) 감독의 차기작은 `느낌표와 물음표, 그 사이'다. 강릉에 사는 청각장애인이 운전면허를 따는 과정을 담은 자전적인 영화다.

연기자를 꿈꿨지만 발음이 좋지 않았던 박 감독은 주위의 만류로 예술활동에 대한 열망을 접고 강원대에 진학했다. 그럼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던 그는 영상제작 강의를 듣고 영화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그렇게 지난해 강릉시영상미디어센터 창작지원을 받아 단편영화 `81'을 제작했다.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특별관리대상자'가 돼 혼자 다른 교실에서 수능을 치렀던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직접 주인공 역할까지 맡았다.

이 영화로 지난해 강원영상위원회가 마련한 햇시네마페스티벌에서 황금옥수수상을 받았고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에도 초청됐다.

영화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귀 바깥에 기계를 설치해 소리를 듣도록 만든 장치인 `인공와우'를 왼쪽 귀에 착용하고 있지만 영화에서 영상 못지않게 중요한 사운드를 점검할 때는 실수를 할 때도 있다.

강원도에서 영화를 한다는 것 역시 만만치 않다. 영화 제작 지원에 대한 기회가 서울만큼 많지도 않고 스태프를 구성하거나 연기자 섭외에 항상 어려움이 따른다. 강릉 인디하우스 사회적협동조합 등의 후원으로 만들고 있는 이번 작품은 지난달 이미 영화촬영을 마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제작이 연기돼 그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박 감독은 “장애인으로서 제일 바라는 것은 사람들이 편견을 버리고 세상을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인식 변화”라며 “장애인 차별뿐 아니라 사회의 모든 구성원의 인권에 대해 이야기 하는 영화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강원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