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어머니께서 중학교 입학시험 보라고 그렇게 권했었는데…."

초등학교만 졸업한 뒤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악착같이 벌어 모은 현금과 주택 등 12억원 상당을 전남대에 쾌척한 김병양(84·사진)씨는 지난 17일 전남대를 찾아 기부의 뜻을 밝히다 눈시울을 붉혔다.

전남대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김씨는 이날 평생 모아온 현금 6억원을 전남대 디지털도서관 건립기금으로 써달라며 기부했다. 거주 중인 시가 6억원 상당의 연립주택도 사후(死後) 기부하기로 했다.

전남 장성에서 태어나 자란 김씨는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중학생이 되는 대신 직공의 길을 택했다. 20년 가까이 광주광역시에 살다 상경해 식용유와 얼음 등을 배달하며 명동과 인연을 맺었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배달 일로 명동을 드나든 인연으로 구두수선 가게를 인수했다.

나이 쉰이 넘어 구두 수선공이 된 것이다. '명동스타사'라는 간판을 걸었다. 가죽 염색약 냄새가 어찌나 독하던지 코가 얼얼할 정도였지만 묵묵히 견뎌내며 감쪽같이 흠결을 수선해냈고, 가게는 '수입명품 A/S전문점'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딸이 물려받아 성업 중이라고 했다.

그는 "죽기 전에 고향에서 제일 좋은 전남대와 학생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었는데 아내와 자식들까지 동의해줘 뜻을 이루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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