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양동주민센터 김옥희 주무관 [광주 서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6개월간 실종된 상태였던 독거노인을 남다른 눈썰미로 알아보고 도움을 준 공무원이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양동주민센터에 근무하는 김옥희 주무관은 지난달 27일 침수 피해를 본 주민들에게 지원 물품을 전달하러 가는 길이었다.

김 주무관은 골목길을 운전하면서 슬쩍 지나친 70대 노인을 보고 단번에 실종 신고된 양모씨라는 것을 알아챘다.

양씨는 지난 1월 양동으로 전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종적을 감춰 지인들이 실종 신고를 한 상태였다.

전입 직후 가정방문을 통해 양씨를 1차례 만난 적이 있던 김 주무관은 그의 실종 신고 소식을 듣고 계속 마음이 쓰이던 터였다.

양씨는 실종 기간 굶주림에 시달린 듯 예전과 달리 부쩍 수척해진 모습이었지만 김 주무관의 눈썰미는 남달랐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할 만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양씨는 수차례 자신의 이름을 확인하는 김 주무관의 질문에 겨우 고개만 끄덕였다.

그의 신원을 확인한 김 주무관은 경찰 실종팀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병원 치료를 받게 하려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과거 행적을 알 수 없는 양씨를 받아주는 병원은 찾기 어려웠다.

김 주무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찰과 함께 병원을 수소문한 끝에 나주 빛가람 병원에서 양씨가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다만 양씨가 왜 갑자기 종적을 감췄는지, 실종 기간 어떻게 지냈는지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

양씨를 찾은 다음 날, 경찰을 통해 연락이 닿은 양씨의 여동생은 양동주민센터를 찾아와 "25년 만에 가족을 찾아준 생명의 은인"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양씨의 여동생은 앞으로 자신이 보호자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주무관은 "그동안 거리에서 지내셨을 어르신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며 "지금이라도 발견해 정말 다행이다.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 집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