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1 권혜민 기자

주로 여름철 환자 많지만 겨울에도 월 100명 이상 진료 받아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모기가 옮기는 감염병으로 치료받은 환자 91%가 말라리아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모기 매개 감염병 환자 10명 가운데 9명이 말라리아 환자인 셈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5년 '모기 매개 감염병'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996명이고 이중 말라리아 환자가 1820명으로 91%에 달한다고 1일 밝혔다.

상세불명의 말라리아가 1243명으로 가장 많았고, 삼일열 말라리아가 365명, 열대열·사일열 말라리아가 각각 174명, 22명이었다. 기타 기생충학적으로 발견된 말라리아는 16명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 말라리아'로 대부분 인천, 경기도, 강원도 등 휴전선 접경 지역 거주자, 군인 등에게 발생하고 있다. 모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5~10월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삼일열 말라리아는 다른 종류보다 예후가 좋다. 국내에서 감염된 경우 해외 말라리아와 달리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될 수 있다. 다만 일부 치료가 끝난 후에 재발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열대열 말라리아' 등은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발생하고 있다.

나머지 감염병은 뎅기열 193명, 모기 매개 바이러스 뇌염 59명, 뎅기출혈열 15명, 기타 모기 매개 바이러스열 13명, 황열 1명이었다.

지난해 모기 매개 감염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중 남성은 1277명에 달한다. 20대 환자는 496명으로 전체의 24.8%를 차지했다. 심평원은 젊은 남성이 운동 등 활발한 야외활동으로 모기와 접촉할 기회가 많아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했다.

환자가 가장 많은 시기는 모기 활동이 활발한 7월로 51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겨울철에도 100명 이상이 꾸준히 진료받았다. 해외에서 감염된 후 한국에 돌아와 치료를 받거나 잠복기 때문에 모기가 없는 겨울철에도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모기가 옮기는 감염병을 치료하기 위해 쓴 진료비는 총 20억1755만원이었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감염병은 11억5784만원을 쓴 모기 매개 바이러스뇌염이었다. 환자는 59명에 불과했지만 높은 치료비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모기가 서식하는 환경, 특히 감염병 발생지역 등 위험지역에 가지 않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위험지역을 갈 때는 풀숲이나 웅덩이 주변은 되도록 가지 말고 외출할 때는 통이 큰 긴 팔, 긴 바지를 착용해 모기 접촉을 줄이는 것이 좋다. 기피제 사용도 도움이 된다.

야외에서 자는 경우 방충 시설을 철저하게 설치해야 하고 실내에서 잘 때도 가급적 창문을 닫아 모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말라리아 발생 국가를 갈 예정이라면 각 국가별 발생 말라리아 종류를 고려해 의사와 상담 후 적절한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최희경 상근심사위원은 "잠복기에는 수혈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으므로 헌혈을 할 때는 항상 위험지역이나 헌혈 제한지역을 방문했는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뉴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