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발전 남제주본부 진성협씨
고교 때 악성빈혈 친구 위해 시작
국내 5번째…“1000회 달성 목표”


한국남부발전 남제주빛드림본부 감사팀에 근무하는 진성협씨(58·사진)가 5일 700번째 헌혈로 생명나눔을 실천했다. 700회 헌혈자는 국내 5번째이고 제주에선 처음이다.

진씨는 고등학생이던 1981년 7월 재생불량성 악성빈혈을 앓는 동창생을 위해 처음 헌혈했다. 그는 친구의 투병 소식을 전해 듣고 이때 꾸준한 헌혈을 다짐했다고 한다. 그는 40년째 이 다짐을 실천하고 있다.

진씨는 “헌혈은 한번 시작하면 빠져나오기 힘든 중독성이 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 정년까지 꼭 1000회를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도 이웃사랑을 위한 헌혈을 적극 권하고 싶다”고 밝혔다.

제주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혈액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5일 기준 제주의 혈액 보유량은 7.6일분으로 적정 보유량(7∼9일분)을 간신히 유지하는 수준이다. 혈소판제제의 경우 더 심각해 적정 보유량은 3일분이지만 현재 1일분 정도만 유지하고 있다.

최근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기관·학교 등의 단체 헌혈이 위축될 전망이어서 혈액 수급난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적십자사 제주혈액원은 “섬지역인 제주는 단시간에 혈액을 모으기 힘들어 비축이 필요하다”며 “진씨 같은 중장년층의 헌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