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 가입 대상 아닌 주부·학생, 월 소득 52만6000원 넘으면 가입

보험료 8만9100원 → 4만7340원… 경력 단절 여성도 재가입 가능

오는 11월 30일부터 저소득층 전업주부와 학생들의 국민연금 가입 문턱이 대폭 낮아지고, 경력 단절 여성(경단녀)의 국민연금 재가입 제도가 시행된다. 국민연금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닌 전업주부·학생 등이 국민연금에 임의 가입하려면 지금은 월 소득액을 99만원 이상 신고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최저 소득 기준이 월 52만6000원으로 크게 낮춰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월 연금보험료(소득의 9%)를 현행 월 8만9100원에서 월 4만7340원만 내면 돼 저소득층의 연금 가입이 한결 쉬워진다.

◇저소득층 국민연금 가입 쉬워진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국민연금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을 3일 입법예고한다고 1일 밝혔다. 장재혁 복지부 연금국장은 "저소득층 전업주부 등의 보험료 부담을 덜어 최대한 국민연금에 많이 가입해 연금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며 "최저 소득 기준을 낮출 경우 약 250만명의 저소득층이 국민연금에 새로 편입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다만 배우자 소득이 월 316만원(건강보험 신고소득으로 따짐)이 넘는 경우, 지금처럼 소득을 월 99만원 이상 신고하도록 의무화했다. 이는 소득을 적게 신고하면 할수록 낸 돈에 비해 받는 돈(수익비) 비율이 커져 소득을 낮게 신고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표〉. 이처럼 최저 소득(월 52만6000원)으로 신고한 사람은 10년간 가입해 20년 동안(65세부터 평균수명인 85세까지) 연금을 받을 경우, 낸 돈에 비해 6.1배(월 14만3900원)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99만원 소득으로 신고하면 같은 조건으로 낸 돈에 비해 3.8배(월 16만9280원)를 받는다. 이는 국민연금이 소득재분배 원칙을 적용해 소득이 낮은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에 비해 훨씬 유리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분할연금 비율도 자율 결정

이와 함께 분할연금(이혼할 때 부부가 나누는 연금)은 지금까지 일률적으로 연금액의 절반을 나눴으나, 앞으로는 당사자 합의나 법원 판결에 따라 연금액 나누는 비율이 정해지면 이를 인정해주기로 했다. 또 이혼 시 당사자끼리 연금을 나누지 않겠다고 결정하면 분할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혼할 때 연령에 상관없이 미리 분할연금을 신청할 경우, 연금받을 나이가 되면 자동으로 연금액을 나눠 지급받을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력 단절 여성의 국민연금 재가입도 올 11월 30일부터 시행된다. 결혼 전에 국민연금에 가입했다가 전업주부(경력 단절 여성)가 되면서 국민연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던 사람들은 총 43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 경단녀들은 적용 제외 기간에 안 낸 보험료를 추후에 내면 모두 가입 기간으로 인정받고, 10년(최소 가입기간)만 채우면 연금 수령 대상이 된다. 안 낸 보험료는 목돈으로 한꺼번에 내기 어렵기 때문에 60회에 걸쳐 나눠 내면 된다.

다만 적용 제외 기간은 전 국민 국민연금제도가 시행된 1999년 4월부터 인정하고, "이 기간에 납부할 보험료를 정하는 기준인 월 소득은 211만원(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월평균 소득)까지만 인정해주기로 했다"고 복지부는 말했다. 소득을 높게 신고해 한꺼번에 안 낸 돈을 내서 많은 돈을 타가면 성실하게 보험료를 낸 사람들과 형평성이 맞지 않기 때문에 소득을 제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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