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발전 근무 58세 진성협씨

“몸 허락한다면 1000회 달성”

제주=박팔령 기자

한 사람이 40년간 700차례에 걸쳐 헌혈한 대기록이 나왔다.

7일 대한적십자사 제주혈액원에 따르면 한국남부발전 남제주빛드림본부 감사팀에 근무하는 진성협(58·사진 가운데) 씨가 지난 5일 헌혈의집 신제주센터에서 700번째 헌혈을 했다. 첫 헌혈에 참여한 지 40년 만이며, 국내 헌혈 기록으로는 2015년 이후 5번째다.

진 씨의 40년 700회 헌혈은 만만찮은 기록이다. 헌혈은 연간 횟수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전혈 헌혈은 2개월에 1번씩 1년에 5차례만 할 수 있고 성분 헌혈은 2주에 한 번 1년에 24번이 최대다. 성분 헌혈로만 헌혈을 최대한 자주 했다 해도 700회를 하려면 30년이나 걸린다.

진 씨는 1981년 7월 고등학교 재학시절 ‘재생불량성 악성빈혈’을 앓고 있던 초등학교 동창을 위해 처음 헌혈에 참여했다. 이후 동창생을 담당했던 간호사를 통해 친구의 투병생활을 전해 들은 후 꾸준히 헌혈하겠다고 자신과 약속을 했고 지금도 그 약속을 지키고 있는 중이다.

진 씨는 “초기에는 한 달에 한 차례 정도 헌혈하다 최근 20여 년 동안은 한 달에 2번꼴로 헌혈을 이어오고 있다”며 “내 몸이 허락하는 한 혈액관리법에 정해진 헌혈 정년(만 69세)까지 꼭 1000회를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제주혈액원은 “섬 지역인 제주는 단시간에 혈액을 모으기 힘들어 여유 있는 비축이 필요하고, 진성협 씨 같은 중장년층 헌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