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학마을봉사회

“TV 드라마에서 가끔 진료비가 없어 병원에서 나가야 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그런데 실제 병원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남대병원에서는 의료진과 직원들이 나서 환자의 어려운 사정을 알게 되면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봉영숙 화순전남대병원 간호부장은 20년째 전남대병원 ‘학마을 봉사회’에 월급의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 그는 1구좌에 최소 3000원인 봉사회에 현재 5구좌를 개설하고 있다. 봉 부장은 “환자 중에는 실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2003년 흉부외과에 근무할 당시에는 심장수술을 받기 위해 집 전세금을 빼 수술비를 내야 하는 처지의 환자가 있었다”면서 “학마을 봉사회를 통해 수술비를 지원받아 무사히 퇴원했던 게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환자와 이웃들을 돕기 위해 출범한 전남대병원 학마을 봉사회가 창립 20년을 맞는다. 학마을 봉사회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2002년 6월 출범했다. 당시 경제적 어려움으로 스스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이 잇따르자 병원 직원들 사이에서 “우리라도 나서 환자들을 돕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학마을 봉사회 회원은 모두 전남대병원과 화순전남대병원, 빛고을전남대병원, 전남대치과병원 등 전남대병원 본원과 분원에 소속된 의료진과 직원들이다. 병원 전체 직원 5400여명 중 지난 1월 기준 1928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매월 1구좌 이상을 납부하고 있다. 학마을 봉사회 이름은 전남대병원 본원이 있는 광주 동구 학동에서 따 왔다.

학마을 봉사회 부회장인 류현호 응급의학과 교수는 “전공의 시절 학마을 봉사회의 도움으로 어려움에 처한 환자가 치료받는 것을 보고 80여명의 의사가 한꺼번에 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면서 “이제는 병원 내에서 형편이 어려운 환자를 발견하면 의료진이 나서서 학마을 봉사회에 지원을 요청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학마을 봉사회로부터 의료비 등을 지원받은 환자는 1807명에 이른다. 지원된 의료비 총액은 21억원에 달한다. 학마을 봉사회는 회원들이 모은 기금은 100%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서만 사용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