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매년 1대씩 기부 실천
코로나로 무대 사라져 2년간 중단
현숙 “다시 기부 이어가 기쁘다”

가수 현숙(오른쪽에서 네 번째)이 지난 10일 전북 진안군을 찾아 이동목욕차량 1대를 기부했다. 진안군 제공
“코로나 시국 때는 공연이 금지돼 혼자 먹고살기도 힘들어 기부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어요. 다시 이동목욕차량을 전달할 수 있게 돼 기뻐요.”

‘효녀 가수’로 소문난 가수 현숙이 이동목욕차량을 전북 진안군에 기부했다. 18번째 선행이다. 그는 진안군 홍보대사다.

14일 진안군에 따르면 현숙은 지난 10일 마령면 체련공원에서 재경진안군민회가 개최한 단합행사에 참석해 이동목욕차량 1대를 기부했다.

현숙은 2004년 이후 해마다 자신과 인연을 맺은 지자체에 이동목욕차량을 기부해 오고 있다. 이번 진안군 기부는 지난 5월 초 현숙이 진안홍삼 홍보대사로 위촉된 것이 계기가 됐다. 현숙은 진안홍삼 홍보대사로 위촉될 당시 기부의사를 밝힌 바 있다. 현숙은 2004년부터 해마다 목욕차량을 기부해 왔으나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이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집합이 금지됐고, 가수들이 설 무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기부를 다시 시작하게 된 현숙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이동목욕차량을 적어도 매년 1대씩은 지자체에 기부해야겠다고 맘먹고 살았는데 지난 2년간 가수활동이 어려워 실행하지 못했다”면서 “이 기간 동안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왠지 큰 빚을 진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현숙이 이동목욕차량을 기부하기 시작한 것은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시발점이었다. 그는 “2004년 어머니 목욕 간병을 하던 중 움직임이 불편한 환자를 일반가정에서 목욕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동목욕차량을 접하게 됐다”면서 “이 차량이 널리 보급되면 환자는 물론 간병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전춘성 진안군수는 “따뜻한 효심을 가진 현숙씨의 선한 영향력이 지구촌 곳곳을 밝혀 줬으면 좋겠다”면서 “기부받은 이동목욕차량이 시골을 누비며 어르신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