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영 동안라인 피부과 원장
'망막색소변성증' 희귀병 진단에 봉사활동 실천

이아영 동안라인 피부과 원장"도움이 필요한 곳을 발견했을 때 가서 실천하는 것 아닐까요?"

이아영 동안라인 피부과 원장에게 '봉사'에 대해 묻자 이 같이 답했다. 당연한 듯 되묻는 이 원장의 목소리에서 지역사회를 위한 따뜻한 애정이 드러났다.

이 원장은 열성적인 봉사 활동가이다. 2018년 국제로타리클럽에 가입을 권유받았을 정도로 그의 고운 마음은 이미 대전지역에서 정평이 났다.

그는 "국제로타리클럽은 세계 각지의 실업 직업인들이 모여 만든 연합단체로, 자발적이고 인도적인 봉사활동에 이바지할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 뿌듯함이 배가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원장은 '소문난 봉사왕'이지만 사실 도움이 필요한 건 그 자신이다. 이 원장은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녹내장, 당뇨병성 망막증과 같이 후천성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다.

이 원장은 "훗날 시력을 잃는다면 나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게 될 텐데, 그럼 지금부터라도 남을 위해 좋은 일을 실천해야 겠다고 느꼈다"며 "이왕이면 내가 생활하는 지역을 돌아보자는 생각에 대덕구를 위해 봉사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쩌면 시력을 잃게 될 지도 모르겠지만, 이를 계기로 봉사에 눈을 뜨게 된 이아영 원장이다. 이 원장이 속한 국제로타리클럽 서대전RC에서 어느 곳에서도 시도해 보지 못한, 그야말로 '유일무이'한 봉사활동을 시행하고 있다.

그는 "대덕구 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연계해 4년째 장애인 전동휠체어 세척봉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처음엔 홍보도 안 됐고 중요성도 몰라서 10여 대 세척에 그쳤는데, 2022년 현재 40-50여 대에 이르는 보장구를 세척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대덕구 중리동에서 아파트 도배 봉사활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2021년 돌아가신 부모님 팔순을 기억하기 위해 어르신을 대상으로 무료 마사지 봉사활동을 진행할 때다. 봉사가 또 다른 봉사로 이어진 셈이다.

이 원장은 "그때 우연히 알게 된 어르신의 집에 방문하게 됐는데 천장 도배가 많이 내려앉아 있었고, 이를 막기 위해 테이프를 붙인 자국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새롭게 도배를 하고, 가구까지 교체해 드리니 올해 여든이 훌쩍 넘으신 어머님께서 눈물까지 보이셨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희귀병이라는 절망을 봉사라는 희망으로 승화한 이 원장에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바로 최대한 많은 지역민들에게 봉사의 가치를 전파하는 것이다.

이아영 원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다른 누군가를 위해 선한 영향력을 퍼뜨리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며 "봉사를 하고 나서 느끼는 뿌듯하고 행복한 기분을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 한다"고 웃어 보였다.
 

국제로타리클럽 서대전RC 소속 이아영 원장이 중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장애인 전동휠체어 세척봉사 활동을 진행한 뒤 기념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아영 원장 제공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