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착기 기사와 소장의 환상 호흡
현대건설기계, 숨은 영웅들에 '500만 원 이용권' 선물

지난달 24일 대전 유성구 복용동 건물 화재 사건 당시 구조 장면. 연합뉴스
지난달 24일 대전 유성구 복용동. 건물 2층에서 창문을 열고 "구해달라"고 외치는 40대 여성 A씨 모습에 주민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건물 1층의 자동차 관련 업체에서 불이 났고, 복도와 계단에 연기가 가득한 탓에 탈출이 어려운 상태였기 때문이다. 성인 혼자라면 2층에서 뛰어내리는 무리수도 둘 수 있었지만, A씨 품엔 두 살배기 아들이 있었다. 구급대가 빨리 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

지켜보던 이들이 애를 태우던 순간, 어디선가 굴착기 한 대가 나타나 건물로 향했다. 현대건설기계의 14톤(t) 굴착기가 건물 2층 창문 앞에 접근했고, 이내 버킷(흙을 담는 바구니 모양 장비)이 펼쳐졌다. A씨는 아들을 먼저 버킷에 싣고 본인도 올라탔다. 결국 두 모자는 무사히 건물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현대건설기계가 구조활동을 지시한 홍명광(오른쪽) 소장과 굴착기로 구조 활동을 펼친 고현국(가운데)씨에게 감사패와 500만 원 상당의 무상 AS 및 물품 교환이 가능한 증서를 전달했다. 현대건설기계 제공
13일 현대건설기계에 따르면 드라마 한 장면 같은 '굴착기 구조'는 인근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홍명광씨의 빠른 판단과 고현국씨의 빈틈없는 조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건설 현장 소장을 맡던 홍씨는 A씨를 본 뒤 곧바로 고씨에게 구조 작업을 지시했고, 굴착기 기사 고씨는 14t 굴착기를 작동해 불이 난 현장으로 갔다. 그러고는 창문 앞 정확한 위치에 버킷을 펼쳐 두 사람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현대건설기계는 홍씨와 고씨를 직접 찾아가 감사패와 500만 원 상당의 무상 애프터서비스(AS) 및 물품 교환 증서를 전달했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쉽지 않은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안전보다 타인의 생명을 우선시해 행동에 나선 홍명광, 고현국님의 용기를 응원하고 싶었다"며 "많은 분들을 대표해 숨은 영웅들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감사패와 지원 증서를 받은 고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감사패까지 받게 되어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아직은 모두가 살 만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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