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이른 뒤 신장, 간장, 좌·우 안구 기증…평소 봉사 실천

지난 11일 인하대학교병원에서 길금자씨(67)가 신장, 간장, 좌·우 안구를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지난 11일 인하대학교병원에서 길금자씨(67)가 신장, 간장, 좌·우 안구를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24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길씨는 지난 4월 23일 교회에 갔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이송된 뒤 뇌사상태에 빠졌다.

유족은 '죽으면 흙으로 가는데 마지막 길에 다른 이를 살리고 싶다'는 고인의 평소 뜻을 따르기 위해 기증을 결심했다.

특히 고인은 생일 하루 전에 쓰러져 병상에서 마지막 생일을 보내게 됐다.

길씨는 충남 금산에서 4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나 어린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를 도와 동생 5명을 돌봤다.

노모가 치매 증상을 보이자 집으로 모셔왔다. 어머니가 103세가 된 지금까지도 챙겨왔으며 이웃에 사는 친척의 거동이 불편해지자 14년 넘게 식사와 집안일을 돕기도 했다.

길씨 자신도 젊은 시절에 연탄을 갈다가 몸 전체에 3도 화상을 입었고 인공관절을 해 거동이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독거노인을 위한 김장 봉사를 하는 등 나눔과 봉사를 쉬지 않았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길씨의 딸 이주하씨는 "엄마, 이 세상에 낳아줘서 고마워. 엄마 딸로 47년을 살 수 있어서 고맙고, 행복했어. 하늘나라에서 늘 보고 싶어 하던 남동생 만나서 행복한 시간 가져"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지난 11일 인하대학교병원에서 길금자씨(67)가 신장, 간장, 좌·우 안구를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길씨의 아들은 13년 전 교통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난 바 있다. 이주하씨는 "할머니 잘 챙겨줘서 고맙고, 사랑해"라고 말했다.

문인성 기증원장은 "본인이 아프고 힘든 것을 알기에 주변의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살피고 보살핀 길금자씨의 따뜻한 삶에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뉴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