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석영)와 윤서의 결혼식에서 나(맨 왼쪽)와 아내, 그리고 사돈 부부는 함께 포즈를 취하며, 너희 부부가 언제나 사랑으로 행복하길 간절히 기도했다.
■ 사랑합니다 - 아들 오석영에게

얼마 전 아들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언제 철이 드나 했던 자식이 어느새 어른이 되어 제 앞에 서 있었습니다. 감동의 눈물이 났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몸 건강하게 낳아줘서 감사하고 좋은 교육 시켜줘서 감사하고 군대도 무사히 마치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성격도 안 좋고 불만도 많아 속을 많이 썩였는데 잘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 부모님 덕에 나이가 들수록 올바른 가치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도 아기를 낳으면 부모님을 본받아 잘 키우겠습니다. ‘인생은 아름다운 여행’이라는 아빠의 말을 명심하고, 멋진 삶을 그리겠습니다. 아무리 험한 고난의 파도가 와도 아름다운 마음으로 슬기롭게 잘 이겨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결혼도 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합니다. 늦었네요. 고마운 마음으로 자겠습니다.”

저는 아들 결혼식에서 덕담을 통해 답신했습니다.

“인간으로 태어날 확률은 10의 24승분의 1이라고 한단다. 3의 35승만 해도 70억 인구가 웃을 수 있다고 하니 대단한 확률이란 생각이 드는구나. 저 우주에 수조 개 별이 있다는 그 말이 맞는 말 같구나. 몇 개의 별만 모여도 하나의 ‘태양계’가 될 터니 말이다. 어떤 과학자는 저 우주에는 태양이 1000억 개나 된다고 하더구나. 그렇다면 지구도 1000억 개 정도 되지 않을까 싶구나. 아빠는 항상 이 태양계에서 여행을 마치면 다른 행성의 태양계 지구로 여행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단다. 너도 그런 자세로 이 지구에서의 여행을 즐기길 바란다.

아들아! 무엇보다 우리 부부에게 여행 온 것이 고맙구나. 그리고 가족이 되어준 며느리 윤서. 반갑고, 고맙다. 석영아! 윤서야!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오신 내외귀빈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리렴. 이 또한 엄청난 인연이지 않니. 그리고 꼭 부탁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인생은 고속도로로만 달리는 게 아니란다. 때론 돌부리에도 걸리고, 도랑에 빠지기도 하고, 방향을 잃고 계곡에 갇히기도 하지. 이 역시 스토리 있는 ‘여행의 선물’이란다. 스토리가 없는 여행은 의미가 없다는 점 명심해라. 부디 너희 부부가 이 지구에서 여행하는 동안 ‘아름다운 영혼의 주파수’로 살았으면 한다. 고난도 곧 행복으로 바뀔 테니 말이다.

아들 석영아! 며느리 윤서야!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아내, 남편이라는 점을 잊지 말으렴. ‘사랑’은 가장 소중한 선물이란다. 아빠, 엄마의 사랑이 너희 자손에게 이어지길 바랄게. 사랑한다.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

오창규(전 신한대 겸임교수)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