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선 "자칫 방역 구멍 생길 수도" 우려

울산시 울주군 이손요양병원에 설치된 비닐 면회실에서 며느리가 비닐막 너머 앉은 시어머니를 면회하고 있다. 2021.2.1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9일 부산의 요양병원·요양시설 면회 금지 조치가 약 3개월만에 풀리는 가운데, 면회를 앞둔 곳에서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사하구 타임재활요양병원은 면회 재개 소식을 알리는 문자를 보내는 등 면회 준비에 한창이었다.

송재범 타임재활요양병원장은 "장기간 비접촉 면회조차 막히면서 자진 퇴원하는 환자가 있을 정도로 입소자와 가족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 있었던 면회 시설을 다시 열고 재개 작업을 하고 있다"며 "면회 가족과 환자 사이에 이중 유리벽을 설치해 감염 위험을 완벽히 차단하겠다"고 전했다.

11일 면회를 앞두고 있는 북구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그동안 가족을 그리워하는 환자가 많았다"며 "일부 환자에게는 왜 면회를 할 수 없느냐는 불만도 있어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다. 이들이 심리적 안정을 되찾을 수 있게 돼 다행이다"고 반겼다.

일각에서는 요양병원 입소자 대부분이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인 탓에 자칫 방역 구멍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보였다.

북구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이번 면회 재개 소식을 반기면서도 "오랜 기간 서로 만나지 못해 많은 면회객들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령층의 노인이 생활하는 시설인지라 한번 감염이 한번 뚫리게 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시간 차를 두고 인원 수를 제한할 예정"이라며 "면회객에게 일회용 방역복, 마스크 등을 지급하는 등 철저히 방역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오랜 기간 요양병원에 있는 부모님을 보지 못한 가족들도 안도감을 드러냈다.

한 요양병원에 90대 노모를 맡긴 A씨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 듣지 못해 아쉽지만, 면회가 다시 시작된다면 매우 기쁠 것 같다"며 "재작년 10월 이후에 얼굴을 보지 못해 많이 그립다"고 말했다.

면회 방식은 접촉 면회와 비접촉 면회로 구분된다.

기본적으로는 비접촉 면회를 원칙으로 한다. 다만 Δ임종을 앞둔 환자 Δ의식 불명자 Δ정서적 안정이 필요한 환자의 가족인 경우 의료진의 허가만 있으면 접촉 면회를 할 수 있다.

면회 날짜로부터 24시간 이내 코로나19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확인돼야 하며, 보호구를 착용한 상태에서만 면회실에 입실할 수 있다.

비접촉 면회를 원하는 환자 가족은 우선 사전 면회 예약을 해야 하고, 발열 체크, 수기 작성 등 방역작업을 마치면 입소자와 가림막을 둔 채 면회할 수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비접촉 면회의 경우에도 면회 희망자는 발열 여부나 호흡기 증상을 미리 점검해야 한다"며 "신체 접촉이나 음식 섭취는 불가능하며, 면회 이후에는 병원 내부를 환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뉴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