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촌마을 대표상품 함께 키워… 도농상생도 報勳” | news | 2012-02-06 |
지난해 11월28일, 강원 평창군 병내리 마을을 방문했을 때 일을 나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국가보훈처는 병내리 마을과 지난 2006년 1사1촌 결연을 맺어 지금까지 끈끈한 교류를 맺어오고 있다. 병내리 마을은 파프리카, 브로콜리, 당근 등을 지역 특산물로 재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관령면 자연비누를 개발했다. 이 비누는 일손을 거들어 준 보훈처 직원들에게 마을 주민들이 선물을 주기 위해 만들었는데, 그 효능이 좋아 판매가 촉진되면서 이제는 마을의 대표 산업이 됐다고 했다. 최근에는 청와대 사랑채에서도 비누 제작 의뢰가 오기도 하고, 코레일을 통해 전국에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병내리의 주민들은 땅에서 자라나는 농산물의 품질을 키웠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이용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상품, 효능이 좋은 웰빙상품을 만들어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시장개방 확대로 한국 농업·농촌의 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FTA가 두렵지 않다는 병내리의 한 청년 말은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가 밝다는 확신이 들게 해줬다.
병내리 마을의 대관령면 자연비누가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지는, 1사1촌운동을 매개로 국가보훈처가 병내리 주민과 한마음이 됐던 과정도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해외 참전자 초청 등 각종 행사에 자연비누를 의뢰해 제작 초기 판매로를 확보해줬고, 상품에 대한 여러 나라 사람들의 의견을 피드백해 줬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60여년간 자유시장경제체제와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온 국민이 하나돼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국가보훈처는 대한민국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그분들의 희생과 공헌에 걸맞은 대우를 해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진정한 의미의 보훈은 대한민국을 자신의 목숨과 피로 지켜낸 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이 나라를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나라를 지키는 일은 군인들만의 일이 아니다. 국민 모두가 올바른 안보의식을 가져야 하며 우리 대한민국의 정치와 경제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농업인 역시 식량주권 차원을 넘어 우수 농산품 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로 농업에서도 세계 속에 우뚝선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피할 수 없는 글로벌 무한 경쟁 속에서 한국과 FTA가 체결됐거나 체결된 나라들 그리고 체결을 준비 중인 나라들에 항상 열위 산업으로 분류되는 농업을 이제 그들의 일이 아닌, 우리의 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미 FTA처럼 정치와 결부돼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부분들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리고, 그동안 미국과의 동맹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 대국으로 발돋움했던 것처럼 이제는 한미 FTA로 현명하게 공조해 더 많은 발전의 토대로 삼아야 할 것이다.
나는 병내리에서 따뜻한 시골인심 덕분에 추운 겨울을 떨어뜨리고 왔다. 한번 맺은 1사1촌 결연을 일회성 교류가 아니라 계속 끈끈하게 유지하면서 이제는 마을 주민들과 직원들이 서로 형님 동생이라 부를 정도로 이웃사촌이 됐다. 마음의 이웃인 병내리 마을에 다시 가게 될 때를 기다리며, 더욱 많은 기관이 올 한 해 새로운 이웃 마을을 꼭 얻게 되길 기대한다.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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